남인수 서양화전
24/12/01 13:32:28 대백프라자갤러리 조회 113
전시명 남인수 서양화전
작가명 남인수
전시장소 B관
전시 기간 2024. 12.17(화) ∼ 12. 22(일)

법무사 남인수가 갖는 문화적 감성은 선천적 DNA에서 비롯된다.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에 대구에서 태어나 문화적 역량보다는 학업을 통한 성공을 우선시하던 집안의 완고한 반대에 적잖은 갈등과 방황을 겪었다. 하지만 그의 몸에 흐르는 예술적 끼와 창작의 욕망은 환갑을 훌쩍 넘기고서야 비로소 빛과 열정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2018년 문단에 등단한 이후 수필가로 활동하며 『씨줄과 날줄의 추억』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했으며, 이제는 화가로 새롭게 등단하기 위해 첫 개인전을 준비한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해 진솔한 마음을 담은 수필집에는 젊은 시절 경험했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행복한 순간들을 맛깔스러운 필치로 담아내었다. 그리고 이번 개인전에 담긴 작품에는 마치 한 편의 수필을 읽어 내려가듯 투박하지만 진지한 화가의 자세와 열정이 가득하다. 전문적 교육기관을 통해 미술을 익히지는 못했지만 풍부한 예술적 DNA가 자아내는 표현력과 색채감각은 여느 화가 못지않다. 같은 교회 안수집사로서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작가 이일남에게서 서양화를 사사했다. 사실적 묘사력이 뛰어나고 창의적 예술철학을 지닌 그와의 오랜 교분은 작가 남인수만의 화풍을 이루는 절대적 배경이 된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간절히 원했던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절실함이 중년을 넘기고서야 비로소 깊이 빠져들게 된 셈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은 마치 현재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자성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는 말처럼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미치광이처럼 그 일에 미쳐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이르는 뜻이다. 세상 무슨 일이 미치듯이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없으며, 간절함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변화가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는 이런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작가 남인수는 이처럼 불광불급의 정신으로 작품에 열정적 에너지를 쏟아내며 미술에 푹 빠져 버렸다.

 

예술의 목적이자 본질은 아름다움(美)의 구현이다. 예전부터 인류는 이러한 아름다움의 소재를 자연에서 찾았고 자연을 통해서 실천해 왔다. 그리고 예술은 자연의 이상화(理想化)이자, 조형적 형식으로 실현된 예술가 자신의 정제된 본성의 표현이다. 작가는 이처럼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대상에 대한 깊은 관찰과 감정을 이입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자신이 경험한 시각적 이미지를 변형 또는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표현되는 형상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는 결국 자연을 모방해 재현하고 표출하는 반복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자연에서 비롯된 사물의 외형을 묘사하는 ‘재현’의 의미와 예술가 내․외적 세계를 대상으로 형상화 하는 ‘표현’의 의미로 나눠 볼 수 있다.

 

이렇듯 작가 남인수는 자연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미메시스’(mimesis)적 요소와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내적 이미지인 심상을 표출하는 작업에 천착해 오고 있는 것이다. 내면의 사색을 통해 얻어진 수많은 이미지를 자신만의 화풍으로 다듬어 가는 과정은 늘 겸손한 자세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이를 통해 얻어지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정들이다. ⟨소매몰도의 추억⟩과 ⟨제주 수월봉의 아침⟩, ⟨우포 어부⟩등과 같이 스케치 여행을 통해 얻은 아름다운 풍경화에서부터 오랜 신앙생활에서 얻은 진정한 수확의 의미를 표현한 ⟨봄의 전령⟩, ⟨결실⟩과 같은 작품들은 그가 갖는 예술적 DNA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표상들이다. 자연이 전하는 진정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그의 작품을 통해 찾아보기엔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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