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사실적인 재현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고뇌를 거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꽃피워낸 《강정화 서양화전 - 어제와 오늘 : 사실(寫實)에서 점(Dot)으로 피어난 구상》이 오는 7월 7일(화)부터 12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강정화의 작품 세계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졌는지를 나직하게 따라간다. 대상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포착하던 초기 작업부터, 무수한 점을 통해 대상의 본질과 내면의 감각을 재구성해 나가는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걸어온 회화적 여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어제와 오늘이라는 두 개의 시간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조용한 길잡이가 된다. 작가에게 어제가 눈앞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관찰하고 강렬한 색채와 붓질로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던 모색의 시간이었다면,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오늘은 그러한 탐구가 점(Dot)이라는 정제된 조형 언어로 응축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단순히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유화 물감을 한 점 한 점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화면을 새롭게 구성한다. 멀리서 보면 선명한 형상으로 다가오지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점들이 남긴 물질적인 흔적들이 정체를 드러낸다. 이 밀도 높은 화면은 대상의 형태를 붙잡아 두면서도, 그 사이를 흐르는 빛과 공기 그리고 작가가 그 순간 느꼈던 감각과 정서를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물질성을 지닌 점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숨결은 관람객들에게 시각을 넘어선 촉각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작가의 회화는 사실적 재현과 표현주의적 감각의 결합에서 출발하여, 점묘적 구상 표현주의로 그 지평을 넓혀왔다. 초기 작업이 대상의 본질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 연작은 점묘법(Stippling)을 중심에 두고 전개된다.
유화 특유의 묵직한 질감을 바탕으로 캔버스 위에 무수한 점을 찍어 누르는 과정은 엄청난 노동력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수행적 과정이다. 작가는 이 반복적 행위를 통해 대상의 형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화면에 잔잔한 리듬과 단단한 밀도를 부여한다. 면이 아닌 점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오묘한 색채의 진동과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구상과 추상, 재현과 감각의 경계를 유연하게 오가며 강정화만의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완성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어제의 단단한 기초 위에서 피어난 오늘의 밀도 높은 예술 세계를 만나볼 수 있으며, 담백한 붓질이 전하는 시간의 가치와 묵직한 울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