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졸업 후 20여 년간 지역화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대구대학교 회화과 동기(86) 9명의 삶과 예술 세계”
대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86학번 중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9명으로 구성된《다시 바람이 분다》창립전이 오는 11월 26일(화)부터 12월1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대구대학교 회화과 동문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회원들은 한국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10여 차례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번 《다시 바람이 분다》전에서는 대구를 거점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중견작가들의 작품전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긍정적 미래를 함께 헤쳐 나가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병주, 권철기, 김도연, 김수영, 안기현, 왕인철, 이명원, 이창규, 한나윤 등 9명의 동․서양화가들로 구성된 모임은 각자 개성 있는 작품세계와 현대적 감각이 함께 어우러진 회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참여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면
안기현 작가의 작품은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꽃이 아니라 온실에서 잘 가꾸어진 꽃들이 주종을 이룬다. 백합과 튤립, 카라, 수선화 등 서정적 화풍으로 표출된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과 생명의 가치에 대해 사유의 장을 열어준다. 생명의 가치를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수 없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꽃들을 관찰하며 생명의 진정한 미를 경험해 왔다. 가급적 꽃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각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했다. 꽃의 색들은 서로 조화와 대비를 이루며 이러한 요소들을 정리하여 화면 안에 하나씩 담고 작가의 자율성에 의해 단순화하고 강조하였으며, 정돈된 형상은 철저히 작가만의 회화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꽃을 통해 자연 순환의 연속성과 생명력을 표현하였으며 꽃이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알리듯 밝은 미래를 위한 긍정의 메시지를 발산해 낸다.
작가 이창규의 작품 속 대나무는 단순히 소재가 주는 일차원적이고 표면적인 해석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조형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바람에 의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대나무 숲이 갖는 포괄적 의미에 조형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대나무 숲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의 회화적 언어로 형상화 한다. 빼곡한 대나무 숲의 녹음사이로 빛과 바람이 만드는 자연의 환상적 연출과 표출에 매료되어 일관된 회화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포괄적인 시각을 벗어나 오직 대나무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 회화 언어로 천착해 가는 그의 노력은 결국 이창규만의 조형적 기호이며 예술이 된다.
이명원 작가는 실제적 형상을 재현하는 작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해 내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선이나 윤곽은 현장의 느낌을 표현하고 대상의 분위기를 나타낸다. 자신의 예술철학과 미의식이 리드하는 화면을 꾸며 대상이 지닌 서정적 이미지와 감성적 여운을 미학적 경지로까지 끌어 올렸다. 실경을 모호하게 가려주고 있는 것은 작가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의 기법이며 구상회화 기법의 진부함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표현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다시 바람이 분다》전시는 회원 9인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작품 30여점이 소개된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창작활동에 전념해가는 회원들을 서로 격려하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