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을 넘어 도시재생의 성공신화를 낳는 의성(義城)
21세기 우리나라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 도시의 쇠퇴와 농어촌지역 소멸위기가 시대적 화두가 된지도 오래전 일이다. 정부에서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과소화와 인구이동으로 인한 지역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역마다 출산 장려, 귀농·귀촌, 농어촌개발사업 등 다양한 재생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최근 회원국들의 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중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0.72명으로 꼴찌를 기록했던 발표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인구문제는 지방 도시의 인구감소에서 비롯되어 지역쇠퇴로 이어짐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인구소멸위기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는다. 특히 경상북도 의성군은 1966년 약 23만 명이었던 인구가 2025년 2월 기준 약 5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도는 44.7%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의성군은 경북의 중심부에 위치해있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 만들어낸 안계평야를 중심으로 논농사가 발달해 품질 높은 미곡 산지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 2025 공익을 위한 예술 나눔展》을 주최하는 ‘신평중학교 총동창회’는 이러한 의성인구 소멸이 만들어낸 아픔과 슬픔을 안고 활동하는 단체이다. 1975년 개교 이후 2016년 폐교 때까지 5,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모교에 대한 애정을 의성군 발전과 고향 사랑으로 자율적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작품전은 의성군을 홍보하는 미술전시회가 아닌 인구 소멸지역 1위라는 의성의 위기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생활 인구와 관광객 유치를 늘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하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본다. 더불어 의성 인구감소와 지역 쇠퇴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흔쾌히 작품을 출품해 준 26명의 초대작가들은 의성군의 홍보대사이며 명예 군민들이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들로 이들의 작품에 담긴 예술의 긍정적 에너지는 농어촌 인구 소멸위기의 위기를 공론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예술의 열정이 지방 도시의 위기를 극복을 하고 국가의 대표 관광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1970년대 유럽의 산업 구조조정으로 철강 산업이 몰락하며 실업률이 치솟고 슬럼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던 스페인의 빌바오는 1983년 구겐하임 미술관이 개관 이후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해 매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본 나오시마섬 역시 미쓰비시 구리제련산업으로 번영을 이어왔지만 산업 환경이 바뀌면서 도시가 쇠퇴하고 오랫동안 희망이 없는 섬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섬의 주요 건축물을 설계하고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 이우환, 쿠사마 야요이 등 이름난 예술가들의 미술품이 전시된 ‘현대미술의 성지’로 새롭게 부활했다. 과거 산업폐기물로 오염되고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활력을 잃어 쇠락하던 곳이 이처럼 예술을 통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예술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의성지역에 문화시설을 건립하거나 유치하기 위한 취지가 아닐 것이다. 지역쇠퇴의 문제는 국가의 장래와 직결된 문제로 부각 시켜 국가적 차원에서의 종합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론화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민간차원에서 지방도시를 어떻게 재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전시활동으로 보여주고 작품 판매를 통한 후원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진행된다. 현재 의성군에서 추진 중인 ‘고향올래(GO鄕 ALL來) 사업’의 성공적 수행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차별화된 재생방안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 이번 행사는 대구와 안동, 의성으로 이어지는 순회전시를 통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역사의 고장 의성을 소개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