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주의의 점묘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표현하는 서양화가 손호출의 예술철학”
그림 그릴 때 붓의 끝이나 나이프 끝으로 찍은 다양한 색의 작은 점을 이용해 시각적 혼색을 만드는 회화기법을 점묘법(點描法, pointage)이라고 한다. 작가 손호출은 점 또는 점과 유사한 세밀한 터치로 화면을 묘사하는 점묘기법을 이용해 독창적 화풍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회화의 구성 요소로써 가장 중요시되어 온 선을 쓰지 않고 점으로써 형상의 실체를 표현하는 그의 회화는 원색의 미세한 점들로 꾸며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이러한 표현기법의 작품은 국정교과서 미술책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신인상주의에서 비롯된 점묘주의를 현대미술과 접목해 창의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손호출 서양화전》은 오는 3월 14일(화)부터 19(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개최된다.
작가 손호출의 점묘기법은 팔레트에서 물감을 혼합하지 않고도 혼색의 효과를 내고 있다. 작은 점으로 된 두 색이 조밀하게 인접해 있을 경우 혼색된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것이다.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으면 색이 탁해지지만 눈의 착시에 의한 혼색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점묘기법을 활용하면 투명하고 생생한 색감을 낼 수 있는게 특징이다. 그리고 점묘의 수많은 점들은 그림의 밀도감을 높여 주고 아른거리는 듯한 느낌의 부드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삶의 환경과 마음의 정서이다. 내 마음의 자유로운 정서와 깨우침을 얻기 위해 편안한 자연을 토대로 그곳 가는 길 향수 추억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나열하였다.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을 대중과의 소통과 함께 싶어 현실적 표현과 이상적표현을 연결시켜 한 점 한 점 나이프로 붓을 대신하였다. 나이프 끝을 이용해 수많은 점들을 캔버스에 찍어 자연의 형태를 재구성하여 심적 표현을 하였다.” 라는 작업취지를 통해 점묘를 통한 일상의 삶을 담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현대인들에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향수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작품을 그리기 위해 일관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가는 길에’ 연작은 짧게는 쉬어가는 곳, 머물고 싶은 곳, 다시 오고 싶은 곳을 표현하고 있다. 각자의 인생에 있어서 아직도 가는 중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작가는 수많은 점들을 찍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스스로 비우며 여유로움과 안식처를 찾고 싶은 마음을 관람객과 호흡하고 싶어 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바람 처럼 밝고 투명한 점묘기법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과 일상이 보다 유쾌하고 즐거워졌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