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서
이미지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내재된 진정한 아름다움을 진솔하게 재현하는 작가 최덕용”
○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정물에 서정적 감성을 담아내는 서양화가 최덕용은 대구 태백화랑에서 첫 개인전(1981)과 서울 동서화랑 개인전(1983)을 연이어 개최하며 국내화단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긴 후 작가 활동과 미술신문사 미술전문기자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실주의 화풍으로 재현해 냄으로써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과 대구시전, 경북도전, 목우회 공모전 등에서 그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구화단에서 지속된 작품 활동을 통해 그는 자연주의 화풍이 주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여과 없이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 최덕용은 삶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부터 소재를 구하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은 ‘시대를 기록하는 시작점’이라 여기고, 일상의 풍경을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거리에서 시대 담론을 펼쳐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며 만나는 들판의 꽃들의 수려함과 계절마다 색채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풍경의 단아함은 그를 풍부한 감성으로 만들어 내는 한편의 서정적 파노라마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진실 된 조형성을 지닌다. 눈에 보이는 것과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 사이에서 자연의 진정한 미적 가치를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화폭에 재현해 낸다. 대구 동구의 한적한 마을에 작업실을 정하고 그 곳에서 자연의 이미지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있는 셈이다.
○ 영국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콜링우드(R.G. Collingwood, 1889~1943)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가장 원시적인 순수한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고, 둘째는 인간의 간섭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자연, 셋째는 인위성을 가미해 더욱 고조된 아름다움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후자로 갈수록 인간의 창조성은 짙어진다.”고 했다. 자연은 본연의 모습 그 자체로도 완전한 아름다움을 가지며, 자연경관의 그 자체는 일차원적인 형상에 불과하다고 본다. 하지만 예술가가 자연에 들어가 탐닉하고 의미를 부여할 때 자연은 예술가들에게 미적 탐구의 대상이 되고 예술표현의 소재를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자연을 소재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은 자연의 미를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재생산해 낸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가의 삶과 정신 역시 순수함을 지켜가야 한다.
작가 최덕용은 고희를 맞아 시대적 담론과 절대적 아름다움을 일상의 풍경에서 찾아가고 있다. 40여년간 지속해 온 작품 활동을 되돌아보는 회고적 성격을 지닌 이번 작품전에는 풍경화와 정물화, 인물화 등 유화작품 3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