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갖는 형태의 아름다움을 최소 시켜 표현한
절제의 이름다움과 새로운 가능성”
작가 안기현의 그림은 생명의 가치를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성찰하는 실천의 예술이다. 그는 작업실에서 피고 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꽃의 이미지를 반복해 관찰하며 생명의 의미를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가급적 꽃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과장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각 캔버스에 담아낸다. 안기현의 꽃 그림은 우리의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꽃이 아니라 온실에서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꽃들이 주종을 이룬다. ‘백합’, ‘튤립’, ‘카라’, ‘수선화’ 등은 형태와 아름다운 꽃향기는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꽃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켜준다. 일상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꽃’에 비유해 은유적으로 말한다. 이처럼 꽃은 아름다움의 절대적 가치로 상징성을 갖는 것이다. 작가는 이름 꽃들을 화면 가득 채운 정물화를 제작해 《안기현 서양화전》을 오는 11월 14일(화)부터 11월 19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마련된다.
작가는 외적인 묘사보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 매력을 작가만의 통찰력으로 느끼고 감지하며 그 감정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형태와 색채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그 이미지의 대부분을 ‘꽃’의 형태에서 얻게 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의 영감을 자율적 의식으로 표출해 낸다. 형태를 사실적이며 단순화시키고 그 형태를 자신만의 독창적 회화세계를 이루는 근간으로 삼고 있다.
‘꽃’이라는 일관된 소재를 통해 작가는 절정에 이르러 활짝 핀 꽃, 단순하게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이라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꽃이라는 주제가 시간의 변화를 드러내 줄 수 있는 대상이고 소망과 기원을 담고자 한다. 또한, 꽃이 가지고 있는 색채의 표정과 형상의 아름다운 질서를 마주 했을 때 그 형상과 색채에서 만족감을 얻게 되고, 표현의 충동과 감성을 사실적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본질적 의미가 소멸되지 않게 작품을 완성해 간다. 작가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대상에서 느끼는 최초의 감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감정을 잃지 않으려고 극사실적 묘사는 줄이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특징적 인상만을 선별적으로 표현하며 최소한의 리터치만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이러한 의식과 표현양식은 작품제작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제작방법은 대상에서 느꼈던 최초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며 전달력도 강해지기를 원한다.
일부작품은 조형적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사각 캔버스의 평면과 입체적 표현을 결합시켜 공간 확장을 모색하였다. 즉 평면 회화 작업에 있어서 사각 화면의 범주화를 탈피하기 위해 한정된 공간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해석과 독자적인 표현양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꽃을 통해 변화와 질서에 의한 자연 순환의 연속성과 생명력을 표현하였다. 단순히 사실적인 것을 넘어서 실물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한 작품들은 감탄을 자아내고, 일반 사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성이 담겨있어 관람의 즐거움과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전해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100호 이상의 대작을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작품들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으로 늦가을을 맞아 작가가 만들어 가는 꽃의 세상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