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강 박승온 민화전
- 풍찬노숙 영모의 세계-
풍찬노숙(風餐露宿) 영모의 세계를 주제로 한 문강 박승온 민화전이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우리 전통 회화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특히 18세기에는 도화서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화풍이 발전되었다. 또한 사대부들의 세계에서는 문인화가 유행하였고, 좀 더 대중적인 실용화로는 민화(民畵)가 있다. 옛사람들의 주거 공간을 꾸미고 회갑이나 혼례 등의 행사와 일 년 중 중요한 절기 때마다 쓰이던 그림이기에 민화는 우리가 지나온 삶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한다. 나아가 그 시대 사회현실을 반영한 백성들의 간절한 염원과 생활문화가 그림 속에 스며있다.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소망을 담기도 하고, 상징적인 이야기와 독특한 구성으로 자유분방하게 표현되어 당시 일반 회화에서 느낄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또한 민화는 우리 겨레의 신화와 종교, 우리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귀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공간을 미화하는 실용적 기능과 더불어, 우리 선조들은 민화 속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현생의 소소한 행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새와 동물을 소재로 한 영모화(翎毛畵) 작품들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 민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영모(翎毛:새와 짐승)를 기존 민화의 배경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을 배경으로 새롭게 해석하였다. 풍찬노숙(風餐露宿)은 바람막이도 없이 밖에서 밥을 먹고 지붕도 없는 곳에서 이슬을 맞으며 잔다는 뜻으로 이상적 세계를 배경으로 그려진 전통 민화 속 꽃과, 새 다양한 동물을 현실의 자연을 배경으로 많은 역경과 시련을 견디며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 작품은 민화의 한 장르인 꽃과 새, 신령스러운 동물을 소재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시각으로 현실적인 환경 속 풍찬노숙(風餐露宿)에서의 화조(花鳥)와 영모(翎毛)의 모습을 해석하고, 이미지화하여 동시대의 삶의 가치를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자들과 공감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는 100호에서 소품까지 3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