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소재인 해바라기에 자유롭고 뉴트롤(Neutral)적 감성과 시각으로
삶의 열정,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최미진”
‘해바라기’라는 주제에 천착해 15년간 일관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최미진은 30년이라는 짧지 않은 작가 인생을 통해 해바라기가 갖는 상징성과 통속성에 새로운 조형미를 담기 위한 열정을 온 몸으로 담아내고 있다. 원산지 남미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해바라기는 '태양 꽃, 황금 꽃'으로 불리며, 우리사회에서는 풍수적으로 좋은 그림으로 알려진 작품소재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유명하듯이, 해바라기라는 대상이 갖는 조형미와 색감은 긍정적이며 진취적인 인상을 전해준다. 2015년 이후 10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최미진 서양화전》은 오는 5월 14일(화)부터 19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마련된다.
해바라기는 그 자체가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이 되어 있어서, 그 조형성을 실험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이다. 작가 최미진의 작품 역시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인 해바라기의 형태를 여성 특유의 섬세한 색채와 묘사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노란색이 주종을 이루는 단색의 변화와 화면을 가득채운 작품의 구성은 시각적 풍요로움과 환상적 인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이는 선적인 요소와 단색조가 함께 아우러져 집중력을 극대화 시켜내는 시각적 효과 덕분일 것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바라기라는 소재를 자기만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속 해바라기는 열정과 삶의 밝은 기운으로 버티면서 살아보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이처럼 가장 화려하고 절정의 순간을 포착한 작가의 해바라기는 화려한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계절을 버텨낸 것처럼 우리의 삶의 과정을 메타포적 관점에서 묘사해 내었다. 마치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는 상징성에서 열정과 소망, 기다림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그녀의 해바라기가 갖는 조형적 특징은 독특한 형식적 조건을 지니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다양한 조형적 변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해바라기가 지닌 형태적 특성을 재구성하는 창조적 가치관은 작가마다 차별성을 갖게 된다. 작가 최미진은 해바라기가 가지고 있는 조형의 추상적인 이미지와 그것의 자연 환경적 생명력을 형태적 이미지로 재구성함으로써 자신만의 차별성을 찾고 있다. 이는 그녀의 해바라기가 지니는 정형형태와 시간을 통해 변화되는 흐름을 시각적 측면과 의식적 측면으로 나타내는 표현양식의 독창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술적 표현형식은 자신만이 지니고 있는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궁극적 의미를 탐구하는 일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사회의 몰락이라는 점에서 고려해 볼 때, 예술의 존재적 근거와 연관하여 인간의 삶의 현장을 탐구해 보려는 노력은 인간의 자기이해를 위한 정당한 문제 해결방법이며 또한 지속되어야 할 인류의 과제인 셈이다. 인간은 자기주도적인 상징적 대상을 가지며,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색채, 선, 형태 등 다양한 부분으로 비롯될 수 있는 내면과 공유하기를 원하고 있다. 작가 최미진 역시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진정한 미의식을 이처럼 ‘해바라기’라는 소재를 통해 표현하고 철학적 의미를 담아냄으로써 미술이 갖는 사회적 역할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삶의 상처에 대한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해바라기와 바다를 통해 '쉼'이라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100호부터 10호까지 회화작품 30여점 선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