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적 조형세계와 예술철학이 담긴 3인 3색의
다채로운 회화 30여점을 통해 만나보는 아름다움의 새로운 가치”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진작가 황정아, 이정철, 박해강이 서로 다른 자료와 미의식을 함께 교류하는 《花流夢(화유몽) 3인전》을 5월 21일(화)부터 26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마련한다.
《花流夢(화유몽)》이라는 전시회명이 갖는 의미는 서정적 감성과 몽환적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꽃;花〉는 꽃과 정원, 사람을 주로 그리며 독보적인 서정성을 구축해 가는 황정아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하며, 〈흐름;流〉는 바람과 역동성을 한지와 석채(石彩)라는 재료에 표출하여 생동감을 더해주는 이정철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하고 있으며, 〈꿈;夢〉은 꿈과 별이란 테마로 내면적 예술세계를 끊임없이 탐색하며 상상력을 극대화한 작품세계를 펼쳐 보이는 박해강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한다. 3인 3색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작가들의 개별적 작품세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계명대학교와 동 대학원(수료)에서 회화를 전공한 황정아는 한국미술협회와 인물작가회, 더프리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포항에서 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꽃과 정원 그리고 사람을 주된 소재로 다루고 있다.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더해주는 꽃과 나무들을 통해 행복을 누리고 힐링 하는 자신의 감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언 땅을 비집고 피어나는 새싹들로부터 새로운 희망을 경험하고, 거센 봄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나는 꽃을 보며 인내와 의지를 배웠다고 한다. 작가만의 색깔과 향기를 가지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꽃과 나무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있어 조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마음을 그림에 담는 토양이 된다. 꽃처럼 아름다운 향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푸르른 나무처럼 안정적인 쉼터가 되며,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되어 하나님께 기쁨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어릴 적 부터 자신과 인연이 깊었던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묘사해 평화롭고 온화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중앙대학교 한국화과와 동 대학원(수료)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 이정철은 재료적 차별성을 통해 ‘영원성’이라는 주제를 작품 속에 담고 있다. 회화의 여백이 갖는 시각적 의미를 극대화함으로써 주제를 부각시키는 화법(畵法)을 사용된다. 그래서 회화의 여백은 대상과 관람자 사이의 소통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여백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며, 그 빈 공간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소통의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작가는 비어있는 공(空)에서 영원성(永)이라는 무형의 이미지를 표상화한다. 작가는 《바람의 흔적》시리즈를 통해 ‘여백의 바람’이라는 부제로 다양한 작품들을 그려 내었다. 시각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한지를 자르고 겹겹이 붙여서 ‘바람’이라는 추상적 이미지로 형상화 해낸다. 한지에 채색한 종이를 부치기도 하고 명함(名銜)을 잘라 붙이기도 한다. 작품에 사용된 명함은 현 시대성을 반영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재료적 특징은 장지 중 두께감이 뛰어난 오합지에 석채로 채색 한다는 점이다. 거친 재질감이 느껴지는 오합지에 돌가루를 주성분으로 사용해 제작된 색채물감을 사용함으로써 색채의 불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구대학교를 졸업한 작가 박해강 회화의 주된 모티브는 ‘유년시절의 동해바다’이다. 그림을 그릴 때 작가는 주로 초현실주의와 자동기술법을 활용한다. 엉뚱한 화면 연출법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비롯되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형상을 덧붙여가며 완성한다. 이는 작가도 몰랐던 또 다른 조형세계를 이끌어 내는 표현방법이다. 일반인들이 갖는 정형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호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독창적 화법은 현대회화의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을 피력하고 있다. “바람이 모래를 일으켜 뺨을 후려치는 낮의 바다와 짙은 어둠과 깊은 수렁에 빠진 듯, 밤바다는 수많은 별이 보석처럼 빛났다. 바다의 새벽은 또한 어떠한가? 물안개가 해안을 덮쳐 금방이라도 수면에서 괴물이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花流夢(화유몽) 3인전》에는 작가의 개성적 조형세계와 철학이 담긴 다채로운 작품 3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