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석 서양화전
24/05/22 14:48:49 대백프라자갤러리 조회 746
전시명 변진석 서양화전
작가명 변진석
전시장소 A관
전시 기간 2024. 06. 4(화) ∼ 06. 09(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와 프랑스 남부, 몽블랑 남쪽, 스페인 북부 피레네 산맥 등과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등 드레킹을 통해 만난 비경을 ‘풍경화’의 양식으로

진솔하게 그려낸 성형외과 의사이자 화가인 변진석의 두 번째 개인전”

 

 

의사라는 본업에 화가라는 창조적 활동을 겸하고 있는 변진석은 보편적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풍경화’ 형식 속에 자신의 사유적 형상을 담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외부 활동이 제한되던 기간 중(2019-2021) 미루어 두었던 창작활동을 새롭게 재가한 그는 2003년 이후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할 결심을 갖고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 나갔다. 자유로운 야외 활동을 갈망했던 그는 코로나가 끝난 후 국내․외 주요 명산을 여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와 프랑스 남부, 몽블랑 남쪽 Courmayeur, Vai Veny, Vai Frrret, 스페인 북부 Picos de europa, 피레네 산맥 등을 직접 드레킹 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스케치하고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등 비경을 고스란히 풍경화로 옮겨 놓았다.  변진석은 코로나라는 역경을 자기 삶의 활력과 해방감을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로 극복하고, 본인이 여행지에서 느꼈던 내적 성취감을 풍경화로 표현하고 있다.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20년이 지나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그의 작품전이 오는 6월 4일(화)부터 9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마련된다.

 

변진석의 풍경화는 특별한 경험이나 일상에서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를 사실적 묘사를 통해 회화의 전통매체인 유화로 재현해 낸다. 이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풍경화를 다루는 보편적 방법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작가 변진석의 작품은 전통적 풍경화 양식과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과 계곡, 나무와 강 그리고 숲 등과 같은 자연 풍경을 투시와 원근법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원근법은 일정한 시점에서 본 물체, 공간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자아내도록 평면 위에 표현하는 방법을 말한다. 서양화에서는 누구나 쉽게 다루고 표현하는 기법이다.

 

작가가 이러한 풍경화에 깊은 사색과 지적 유희를 새롭게 즐기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였다.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작업을 잠시 중단하고 의사인 본업에 충실해 왔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모든 일상은 일시에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작가 역시 제한된 병원 진료만 이어가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의료목적으로 최소화된 수술과 치료만을 진행했다. 이러한 시간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내면을 사유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된 셈이다. 그리고 얼마 후 한동안 잊고 지냈던 화구박스를 챙기며, 수술용 칼 대신 붓을 잡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미루어 왔던 묵은 숙제를 풀어내듯 2년 동안 정리 없이 화실을 오가며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었다. 일찍이 여행하며 그림 소재로 다루기 위해 촬영해 두었던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그리고 알프스, 피레네산맥 사진들이 새삼 효자노릇을 해 주었다.

 

예술 활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며, 숨겨진 자신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 소재는 개인적인 기억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상상력에 의한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작가는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의 존재적 가치를 실현해 가는 것이다. 예술가에 의해 지각된 자연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표현 방식에 의해 대상의 특성을 개성적으로 묘사하고 반영해 냄으로써 새로운 조형성을 얻게 된다. 무한한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자연풍경은 그래서 우리들의 경험에서 오는 정감(情感)을 바탕으로 하며, 단순히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서 자연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작가의 상징적 색채와 표현력으로 구체화한다. 자연은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볼 여유를 제공해 주고 있는지 모른다.

 

작가 변진석은 여행이나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며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소소한 감정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작품 속 이미지들은 작가에게 또 다른 휴식의 공간이 되며 고단했던 삶을 재충전시키는 힐링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자연은 과거부터 사람들과 함께 공존해 왔으며, 동서양의 예술작품이나 문학 속에서도 다양한 이미지로 등장해 왔다. 서양의 ‘풍경화’는 인간이 자연을 개척한 결과인 ‘풍경’에서 비롯되었다면, 동양의 ‘산수화(山水畫)’는 산수라는 말 그대로 산과 물의 조화와 합일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작가가 바라보고 그림으로 담고자 하는 풍경은 인위적 힘이 미치지 않은 야생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이 가꾸어 낸 ‘문화적 자연’이기보다는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다.

 

변진석 작가는 풍경 요소를 그려내는 데 있어 멀리서 바라본 호수와 웅장한 바위산, 푸른 들판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은 명쾌한 구성력으로 보여준다. 따뜻한 햇볕과 맑은 공기가 느껴지는 이미지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사색하며 느꼈던 정감을 진솔하게 나타내는 부분들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 색감에 주목해 볼 수 있는 요소는 청명한 대기의 색상과 맑은 가을 하늘, 진하디 진한 녹색 나무숲, 눈부신 설경, 노랗게 물든 가을풍경 등을 꼽을 수 있다. 색채와 사실적 묘사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이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펼칠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해 낸다. 그리고 그는 전통 회화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반응하여 소재와 기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연한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미의식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전통 풍경화의 존재와 의미를 인정하면서도, 고전의 멋스러움과 현대적 감각을 겸비한 자신만의 소박한 풍경화를 추구해 간다.

 

우리가 어떤 작품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에게 내재한 잠재력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는 예술가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우리가 보는 방식과 연결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작가이며 의사인 변진석은 이러한 방식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풍경화라는 보편적 틀 속에 자신의 사유적 형상을 담고 있다. 그가 바라보고 충실하게 그려내는 이러한 풍경은 소중한 경험과 기억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감정들이다. 보편적 대상으로부터 출발한 그의 그림들이 평범함을 넘어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순수한 시선이 머무는 자연이 이상적 경계를 스스로 허물고 친숙함으로 와 닿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번 그의 작품전에는 50호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

이전글 서보권 서양화전
다음글 김진혁 - Memory, 의식의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