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화가의 작품은 그들의 삶의 궤적이며, 한국현대미술의 소중한 유산이다.
대구-경남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 자리에서 살펴보는 초대전 마련”
대구에서 활동 중인 65세 이상 화가들로 구성된《대구원로화가회 정기전》(회장 이영륭)이 오는 8월 27일(화) 부터 9월 1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된다. 2009년 창립된 대구원로화가회는 2010년 첫 정기전을 시작으로 매년 정기전과 특별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창립 당시 10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19명으로 원로화가회가 운영되고 있다. 평균 연령 76세인 회원들은 전시뿐 아니라 친교 활동과 미술계 주요 업무에 대해 보탬이 되는 다양한 자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에는 ‘경남원로화가회’ 회원을 초청해 지역 간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 한다.
대구원로화가회는 2010년부터 매년 정기전과 함께 《대구·전북 원로미술작가회전》(2016-17), 《대구미술의 힘 특별전》(2017), 《대구·부산 네트워크전》(2022), 《대구·광주 네트워크전》 등을 통해 젊은 예술인 못지않은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해 내었다.
올해는 《대구·경남 네트워크전》 역시 경남권 원로 작가 교류를 통해 지역 간 예술적 연대를 강화하고 미의식과 감성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특별전이다. 대구와 경남화단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교류전은 세월이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창작의식과 예술정신을 올곧게 지켜오고 있는 원로작가들을 만나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대구·경남 원로작가들은 시간의 긴 터널 속에서 천천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라는 흐름을 통해 조금씩 익어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원로(元老)가 갖는 사전적 의미는 ‘사회적 혹은 정치적으로 공로가 큰 연로자’를 말한다. 나이가 있고 경력이 오래된 명망 인사들에게 붙여지는데, 유명하고 존경받는 인사라도 나이가 적은 경우 원로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처럼 연륜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활동을 이어 가는 이들은 사회적 스승이며 그 분야의 장인인 셈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지식을 먼저 닦고 익힌 스승의 식견은 그 자체로 제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사회적 스승이며 원로인 분들의 혜안은 결국 제자와 후배들에겐 삶의 좌표를 정하는데 절차적 가치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그러기에 원로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고 막중하다.
《대구원로화가회》회원들은 1970년대 대구 현대미술계를 주도했던 작가이며, 한국 현대미술의 정통성을 이어온 주역들이기도 하다. 격변했던 한국 근·현대사를 이겨내고,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굳건한 창의력과 열정으로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해온 이들은 아직 식지 않은 뜨거운 가슴을 안고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기에 대구원로화가회 회원들은 언제나 진지하고 열정적인 창작 에너지가 가득하다. 이들은 짧지 않은 한국 현대미술사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이겨내며 오늘의 지역 화단을 일구어내셨기에 그들의 헌신과 노력은 깊은 존경과 찬사를 받아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번 정기전에는 이영륭, 문종옥, 민태일, 박중식, 백미혜, 서근섭, 손문익, 신정주, 신현대, 유재희, 이천우, 장대현, 장이규, 정종해, 조혜연, 조홍근, 주봉일, 최영조, 최학노 등 19명이 참여한다. 한편 경남 원로화가회는 윤복희(회장), 김구, 김상문, 김영화, 김옥자, 석점덕, 정동근, 정외영, 정호경, 조경옥, 최연현 등 11명이 참여한다. 마산에 활동 중인 윤복희는 34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경남원로화가회 회장과 경남대학교 명예교수로 활동 중이다. 마산에서 활동 중인 석점덕은 마산대 명예교수와 (사)대한민국 남부현대미술제 부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청강미술관 관장을 맡도 있다. 고성에서 활동 중인 청곡 김영화는 개인전 20회와 데한민국 대상전 주요 공모전 심사․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진주에서 활동 중인 최연현은 경상남도 문화상(조형예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갖는 각 지역 원로화가들은 대구와 경남미술의 깊은 역사만큼이나 한국 근·현대를 관통했던 개혁과 변화의 소용돌이를 이겨낸 장본인이며 산 역사이다. 원로 화가들의 삶의 연륜과 지혜를 통해 인류와 함께 공존하는 질병의 공포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문화예술이 더욱 융성해질 수 있는 미래를 보는 혜안을 얻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 본다. 더불어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의 길을 그들의 전시에서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