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통하여 작은 희망을 쏘아 올리는 이은경 도예가의 물고기 세상을 품다전
전통도자에서 출발해 형태, 스케일, 공간성에 대한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무한한 소재와 관점을 포용하는 도예가 이은경 도자전《물고기 세상을 품다》이 9월24일(화)부터 29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주제는 ‘물고기 세상을 품다’전이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추이와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발견한 영감을 시각화하였다. 창작의 원천은 ‘자연’이다. 자연현상에서 영감을 받고, 자연의 재료인 흙으로 자연의 질감과 색을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도예로 표현한다. 작가는 일찍부터 현대인들의 실내공간에 대한 미적 욕구에 주목하고, 도자기의 공간 장식적인 기능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소재 도자 벽장식을 연구하고, 전통적인 요소를 살린 도자 벽장식으로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보자는 목적 하에 부조기법과 현대기법을 혼용해 작품들을 제작해 왔다. 이름하여 벽화같은 도자다. 도자기법을 벽장식 기법으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작가는 현대 산업도자 기법중 생활식기 제작에 주로 사용하는 전사기법을 벽장식 기법으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전사기법을 벽장식 기법으로 활용해 제작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이유는 삼벌(도자기 소성은 초벌)소성을 해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과정과 기술적 제약 그리고 전사지 제작에 대한 데이터 부재 등 몇 가지 요인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오랫동안 도자의 장식적 기법을 자리매김해온 전사기법을 사용해 장식벽화를 제작해 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친환경소재 도자 벽장식을 연구하고 전통적인 요소를 살린 도자 벽장식 디자인을 전통과 현대를 잘 접목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도자산업이 현대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과 장식도자에 대한 벽장식 표현에 대하여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도자 벽장식을 실내에 적용함으로써 화화와 달리 반영구적인 장식되고 보존되는 사례를 보여 주고자 한다.
일상 속 모든 것이 경제적 상품 가치로만 평가받는 지금 상황에 우리의 공예문화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작활동이라는 명분아래에 순수 작업을 통하여 잔잔한 파도와 같은 울림을 주려 한다. 2021년 《물고기 세상을 날다전》에서는 세상을 향해 날아오른 물고기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전시《물고기 세상을 품다》는 2021년 이 후 3년이라는 공백 기간 동안 멈춰진 세상의 이면을 보여줌으로 물고기를 통하여 작은 희망을 쏘아 올린 셈이다. 형태감을 가진 도자기 조형을 이용하여 세상을 품은 물고기 이야기를 도자기라는 변하지 않는 재료로 물고기 조형에 그림으로 세상을 품은 물고기의 생각을 담았다. 물고기 도자 벽화를 주 메인으로 벽면과 바닥에 세상 밖으로 차고 날아오르는 형태를 담았다.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물고기가 날아오르는 길을 나타내어 바닷물을 벗어나면 죽을 것 같지만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 평면의 그림에서 물고기를 세상 밖으로 날려 보낼 수 있겠지만, 작가는 그 형태감을 가지고 온전한 물고기로 세상을 구경하려 안간힘을 쓰는 그 작은 물고기의 힘을 느끼며, 세상으로 나가 세상을 품으려 한다. 관람객 또한 물고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하여 바다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제 물을 박차고 나와 세상을 구경하고 세상을 품어 힘껏 날아오르는 움직임을 본다면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질 것이다. 물고기는 전시를 보는 모든 사람에게 조용히 말할 것이다. “누구나 하나쯤 가슴속에 품고 있는 꿈을 한번 펼쳐봐!!”라고 속삭이고 있다. 비록 다시 물속으로 돌아올지라도... 작가가 생각하는 도자기는 즐거움을 넘어서 학문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고기처럼 어쩌면 우리가 가지는 고정관념이 바닷물이 아닐까?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생각과 사고들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